다음 시리즈의 글로, 이 글은 첫번째 글입니다.
한달 전즘 회사를 설립한지 만 3년이 되었다. 회사를 설립하기 전 논의했던 기간을 합치면 최소 6개월은 더 지난 것 같지만, 어쨌건 회사가 생기고 나서 본격적이 된 것은 맞다.
우리는 다른 스타트업들과 달리 투자를 받지 {않았|못했}고, 이런 환경의 스타트업이 어떻게 3년을 보내왔는지 스스로를 케이스 스터디 한다는 생각으로, 지난 3년간 대표들이 해온 일을 써볼까 한다.
일단 지금의 회사 구성원을 간단히 얘기하자면, LAH 대표 3명과 미드레벨 개발자 1명과 신입 개발자 1명으로 총 5명이다.
첫 서비스 기획과 개발
첫 프로토타입은 필름업이었다. 지금의 필름업은 1~2번의 리뉴얼을 거친 이후인데, 아이러니하게도 첫 기획은 필름업이 아니었다.
LAH가 모였던 이유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서비스를 만들어보자”가 아니었고, “이 시장이 문제이니 시장에서 문제를 찾고 해결해보자”였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서비스의 목적이 아니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더 큰 변화를 위한 수단이 되는 것이었다. 말은 거창하지만 이 얘기는 당장 만들 것이 없다는 얘기다.
어쩌면, 그래서 스타트업이나 소기업에 일이 많은 것은 행복한(?)일이라는 얘기가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다 세 대표가 만난 영상 제작 & 콘텐츠 분야에 대해서 얘기하다 비디어스가 나오게 되었지만, 비디어스에 대한 얘기를 하다가 영화를 전공한 H의 제안으로 한달도 안되어 필름업의 프로토타입 기획을 마치고 그 후 개발까지 금방 마쳤다.
기획도 처음이고, OTT 개발도 처음이지만 “그냥 한다”는 생각으로 만들었다.
H가 자세히 공유할지 모르겠지만, 기획을 처음할 당시에는 키노트로 했었다. 내 경우 OTT 개발이 처음이라 구조를 이해하는데 굉장히 애를 먹었다. 특히 애플의 FairPlay는 아예 감도 안잡혀서, 꽤 고생을 했었다.
모든 서비스의 시작이 그렇겠지만, 시장의 반응도 알기 어려운 상황에서 대표들끼리는 의논을 너무 많이 하다보니 서비스가 시도때도 없이 바뀔뻔하고, 병렬로 여러 서비스들이 기획&개발되었다.
돌이켜보면 필요한 시간이었다.
정부지원사업 제안서
모든 회사의 시작이 비슷할 것 같다. 정부지원사업을 지원하는 것이다. 결국 회사는 돈이 있어야 운영된다.
내가 한번의 폐업 경험이 있기에 재도전 성공패키지에 지원할 수 있었고 선정됐다. 그 이후 디딤돌 첫걸음, 디딤돌 전략형 등 여러 지원사업에 지원하고 선정됐다. 그 외 예컨대 프로젝트나 서울 R&D 혁신챌린지 등도 선정되었다.
내부 사정으로 진행된 지원사업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지금은 모든 지원사업이 마무리되어서 대부분의 기억은 흐릿하지만, 밤새면서 쓰고 검수 받은 후에 갈아엎고 반복하는 과정이 굉장히 힘들었던 기억은 선명하다.
개인적으로 정부지원사업은 스타트업 초창기에 꼭 시도해야하는 것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다른 어떤 자금 확보 루트보다도 자유롭다. 투자를 받으면 지분이 희석될 수 있고, 외주를 하면 시간이 훨씬 많이 소요된다. 그런 면에서 정부지원사업은 제안서에 제안한대로 열심히 연구개발만 하면 되기 때문에 엔젤 투자에 가깝다.
사실 자금도 자금이지만, 제안서 형식의 문서는 결국 자산이 된다. 지난 기간 작성했던 많은 지원사업 서류들이 IR 자료에 녹아들어가게 되고, 스스로가 직접 개발한 서비스를 그저 자식처럼 바라보지 않게 한다.
양 조절에 실패했다..
외주 개발 이야기, 회사 체계 만들기, 배포 시스템 구성하기, 개발 문화(원칙) 만들기 등 너무 많다. (시리즈로 해야지~~)
내가 전적으로 맡거나 함께 하는 부분 외에, 전적으로 A와 H가 맡고 있는 콘텐츠 기획, 서비스 기획, 경영 관련, 투자 관련 등은 따로 쓰지 않으려고 한다. (대표의 역할은 맞지만)
여담이지만, 대표 혼자 회사를 운영하시는 분들은.. 정말 존경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