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집으로 답십리에서 산 지 이제 2년이 되었고, 곧 떠난다.
아내와 나는 술을 좋아하는데, 보통 술을 좋아하면 주변 맛집을 많이 찾아놓기 마련인데 아내와 나는 그렇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아는 주변 맛집이 그렇게 많지 않다.
해봐야 3~4군데 정도 되는 것 같다.
이제 이 동네를 떠나면 다신 이 동네를 안 올 것 같아서, 얼마 안 되는 맛집을 가면서 이별하고 있다.
어제는 닭한마리집에 갔다. 사실 영등포에 아내와 내가 둘 다 좋아하는 닭한마리집이 있어서 기준이 높은 편인데, 그래도 주변에 괜찮은 곳이 한 군데 있어서 종종 갔었다.
오랜만에 가서 먹으니 역시 맛있다. 국물이 특별하거나 고기가 특별하거나 하지 않지만, 찍어 먹는 소스가 다른 곳과 달라서 맛있다. 왠지 과일을 갈아서 소스를 만드는 것 같다.
이곳에서의 추억이라고 하면 딱 이 정도다. 몇 안 되는 음식점을 찾아다니면서 같이 술 먹었던 것.
사실 난 너무 자주 이사를 다니다보니 동네에 정을 붙인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잘 모른다. 아내는 영등포구에서 오래 살다 보니 강서쪽이 친숙하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나는 동네에 정붙일 생각을 하지 않고, 아내는 정이 안 붙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이제 이사 가면 동네 구경을 많이 다니기로 했다. 추억도 쌓고, 동네에 정도 붙여보기로 했다.
이런 대화가 오가는 걸 보니, 우린 꽤 설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