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최근 복싱을 배우면서 오랜만에 나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다. 생소한 무언가를 배우는 것이 너무 오랜만이라 이런 과정도 즐겁다.

복싱을 가면 다른 운동보다도 서킷 트레이닝이 정말 힘든데, 어쨌든 그룹 운동이다 보니 한계가 있다.
정해진 목표와 제한된 시간이 있다. 그리고 트레이너 선생님은 카운팅을 한다. 가끔 돌아다니면서 화이팅 화이팅을 외치며 에너지를 주고 가곤 한다.
그 외에 그 운동을 해내는 것은 본인 몫이다.

전체 운동 시간이 50분인데 이전 타임이 끝나는 시간 후 쉬는 시간에도 운동할 수 있는 공간이 비어있어, 운동을 할 수 있다. 마음만 먹으면 60분을 운동할 수 있다.
온전히 나에게 운동할 수 있는 시간 60분이 주어진 기분이다. (사실 기분이 아니라 팩트다..)

이런 상황에서, 운동할 때마다 두가지 생각이 든다.
첫 번째는, 내가 운동을 “어떻게” 해도 어차피 시간은 간다.
두 번째는, 제일 열심히 하는 사람이고 싶다.

이 두 가지 생각이 매 순간 든다. 스쿼트를 하다 다리가 후들거리다가도 어차피 지금 안 하면 안 할 운동이니 해보자 라던가. 쉬는 시간에 기본 스텝을 연습한다던가.
스스로 이런 생각이 들 때마다, 스스로가 신기하다. 나는 어쩌다 “어차피 인간”이 되었을까.

가끔 부작용도 있긴하다.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이 있을 때, “어차피 난 하고 싶은 일은 꼭 하겠지” 라며 해야 할 일을 미룰 때도 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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