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짜리 이사가 마무리되었다. 전출, 전입 중에 전출이 완료되었다.
새벽같이 일어나 조촐하게 식사하고 짐을 쌌다. 포장이사라서 평소라면 신경 쓸 일이 없겠지만, 한 달간 처가에서 살아야하기 때문에 생활할 짐을 싸야 한다. 전날 미리 싸서 차에 실어두었지만, 마지막까지 써야 하는 생필품들이 있어서 또 짐을 쌌다.
이사를 가는 이 시점에, 마침 엄마 집도 리모델링 중인데 내가 쓰던 가구와 TV를 가져가기로 해서 이 짐도 따로 구분해 놓았다. 오늘은 여러 일정이 맞아떨어져야 했는데, 이사가 시작되고 본 짐이 다 실릴 때쯤 엄마가 와야 하고, 엄마 짐까지 전부 싣고 출발할 때쯤, 부동산 일정도 맞아야 했다. 사실 부동산 일정은 생각도 못 하고 있었는데, 거짓말처럼 이 모든 일정이 맞아떨어졌다.
스무 살 이후로 정말 많이 이사를 다녔는데, 아파트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아파트에서 살다가 전출 가는 것도 처음이다. 빌라에 살 때와는 다르더라. 빌라에서는 전출할 때 전세금이 들어오는 것만 확인하고 바로 떠나면 된다. 수도세, 전기세 이런 것들은 직접 정산하고 영수증만 찍어서 부동산에 전달해 주면 마무리가 되었다.
그런데 아파트는 관리비를 정산해야 한다고 했다. 관리실에 이사 간다고 하니, 부동산이랑 얘기해서 정산하라는 것이다. 신기했다. 그냥 일할 계산하고 나가면 끝나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아니었다. 아파트는 관리비에 실제 관리해 주는 비용뿐만 아니라 엘리베이터를 새로 교체한다거나, 뭔가 개선 작업이 계획되면 관리비에 조금씩 포함해서 받는다고 한다. 그래서, 전출 시에 이 비용을 집주인이 정산해서 돌려준다. 이러한 과정을 부동산에서 정리 해준다.
그리고 일할 계산될 관리비는 다음 세입자 통장에 넣는다. 이런 과정이 필요하다 보니 전출을 하는데, 부동산에서 삼자대면했다. 처음 겪다 보니 긴장하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잘 마무리되었다.
보관이사로 전달한 짐도 잘 도착했고, 엄마네 집으로도 가구가 잘 전달됐고, 전세금도 잘 들어왔다.
꽤 많은 것이 정리되었지만, 이제 반 지났다. 데릴사위도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