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블스 플랜을 다 봤다. 온갖 잉여 시간을 십분 활용하여 드디어 다 봤다. 전반적으로 재밌게 보긴 했지만, 아무래도 참가자들의 감정선까지 따라가긴 쉽지 않았다. 어쨌든 게임, 대결을 통해서 1등을 가리는 시리즈이기 때문에, 참가자들이 겪는 감정선을 많이 조명하진 않고 게임이 많이 나오다 보니 그랬던 것 같았다.
단편적으로 짧게 드는 생각들을 정리해볼까 한다.
- 하석진 님이 너무 멋있다. 게임에 접근하는 마인드도 멋있고 고민하는 모습도 멋있다.
- 연합을 만들어서 “생존”을 위해 게임을 하는 사람들을 좋지 않게 얘기하는 장면들이 나왔지만, 사실 정치를 잘한 것 같다. 그런 면에서 궤도 님이 마지막까지 갈 수 있었던 것은 결국 연합을 만드는 과정에서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본인 편을 만들었던 것이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 꼭 데블스 플랜이 아니더라도 예능을 볼 때 드는 생각인데, 성인 여러 사람이 모여서 온전히 시간을 쏟으면서 게임만 몰입해서 할 수 있는 환경을 가질 수 있다는 건 복인 것 같다. 어렸을 때 엄청난 소속감을 느끼고 운동회에 진심으로 뛰면서 이겨도, 져도 희열을 느꼈던 것처럼 말이다.
꼭 이런 마음은 아니겠지만, 참가자들이 캐스팅해 줘서 고맙다는 얘기가 이런 게임과 인간관계, 감정선 등을 경험할 수 있어서가 아닐까 생각한다. - 어떤 형태로든 가치관이 뚜렷하고 그 가치관이 행동으로 드러나는 사람은 멋있는 것 같다. 이시원 님도 그렇고 김동재 님도 그랬다.
- 곽준빈 님은 메타인지가 빠르고 본인에 대한 상황 파악이 빠른 것 같다. 포커 게임에 대해 회고할 때 게임에 참여할 수 없는 상태를 얘기하는 것을 보면서 느꼈다.
콘텐츠에 몰입해서 보는 것도 즐거운 일인데, 곱씹어 보면서 떠오르는 장면들을 가지고 글로 써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아, 그리고 마지막 하나가 더 있다. 역시 말과 행동에는 생각이 드러나기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