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여러 감정이 지나가서, 리스트업 해보기로 했다.
- 무례한 연락이 있었다. 기분 나쁠 수도 있다는 것까진 알지만, 그렇다고 기분이 나쁜건 아니어서 오히려 여유로운 척 할 수 있어서 나쁘지 않은 기분.
- 뿅뿅이가 아들이라는 얘길 듣고, 아들이라고 더 기쁘거나 아쉬운 기분이 전혀 없었고 생각보다 담담했다.
- 딸을 원했던 아내의 반응을 보니, 그제서야 아쉬운 기분이었다. 그리고 새로운 딸같은(?) 아들이 될 수 있게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뭔진 잘 모른다.
- 많은 축하를 받아서 기분이 좋았다.
- 축하는 받지 못하고, 아들인데 괜찮냐는 얘기를 듣고 화가났다. 뭐가 괜찮냐고 물은 걸까.
- 아내에게 이 이야기를 보면 화가 날 거라며 공유해줬는데, 크게 화내는 반응이 아니었다. 내가 예민했구나 생각이 들었다.
- A,H에게도 공유했는데, 여러 뉘앙스를 곱씹기 전에 크게 화내는 반응이 아니었다. 역시 내가 예민했구나 생각이 들었다.
- 스파링 경험이 그리 좋지 않아, 오늘 복싱에 가서 남은 일수를 물어보고 환불을 받을까 했는데, 막상 운동으로 하니 괜찮고, 기분도 조금 나아져서 일단 두기로 했다.
그렇게 화낼 일도 아니다. 그런데 그 뉘앙스를 곱씹으면 그렇게 또 화가 난다.
뉘앙스라는 건 사실.. 빅데이터이지만 나의 빅데이터이기 때문에 정답은 아니다.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어른스럽게 얘기할 수 있을까.
어렸을 적 나의 말실수가 생각난다.
반 친구 중에 공부를 정말 잘하는 친구가 시험을 못봤다.
그 친구가 울고 있을 때, 위로를 해주겠다고 내가 건넨 말이 가관이다.
“헐.. 공부 원래 엄청 잘하잖아.. 아쉽겠다”
초등학생때 였던 것 같은데,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넌 원래 공부 잘하는 아이고 이번은 실수지? 괜찮아~” 정도 였다. 그런데 저 말을 건넨 순간, 돌아온 대답은 “그래, 나 사실 평소에 너 마음에 안들었어” 였다.
전혀 다른 대답이 나와서 이해하는 데도 시간이 걸렸지만, 주변에서 나를 쓰레기보듯 쳐다봤던 기억이 생생하다.
뭐, 그런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