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반 결혼이 유행이라고 한다.
사실 유행이라고 하지만, 주변에서 반반 결혼을 했다는 사람은 아직 없다.
반반 결혼을 처음 들었을 때, 그 의미는 결혼 전 서로 부담해야 하는 경제적인 것에서 시작했던 것 같은데
부모님에게 찾아뵙는 횟수를 거쳐, 집안일을 반으로 나누기 시작했다고 한다.
진짜인지 모르겠지만, 본인이 먹은 것만 설거지를 한다는 얘기도 있다는데… 믿기질 않아서 잘 모르겠다.
다만, 그 정도로 공평(?)한 결혼과 결혼생활을 원한다는 것으로 비친다.
왜 요즘 반반 결혼을 하는지, 했는데 결과가 어떤지에 대한 글은 많은데 반반 결혼에 반대한다는 글은 드문 것 같다.
개인적으로 나는 반반 결혼에 반대한다. 각자의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그 선택이 잘못됐다고 얘기하고 싶진 않지만, 나는 반반 결혼을 할거라면 안 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다.
결혼은 사랑하는 사람과 평생을 함께 하기로 하는 것이다. 너무 당연한 얘기지만, 이런 관계에서는 누구보다 계산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100을 준다고 100을 기대하는 관계라면, 하루하루가 지옥일 것 같다. 심지어 서로가 서로에게 100을 주고 100을 기대하고 있는데, 받은 사람은 100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파국이 아닐까.
결혼할 때 아내가 1억을 가져오고, 남편은 1,000만 원을 가져왔다고 생각해 보자. 여기서 아내가 “내가 1억 모으려고 얼마나 고생했는데… 억울하다”는 생각이 든다면, 내 기준에는 결혼 상대가 아니다. 내 기준이라고 하면, “이렇게 살려고 1억 모았구나”라는 생각이 들고, 남편은 감사함일 것이다. 억울하다거나 아쉬워서 신경 쓰인다면, 싱글인 편이 훨씬 즐거울 것이다. 노후가 걱정이라면, 그런 생각이 안 드는 사람을 찾아야 한다. 나라면 그렇게 시작한 사람과 행복하기 어려울 것 같다.
“헉, 이 정도면 괜찮다고 생각하고 결혼하려고 했는데… 결혼을 말리는 글인가 보다”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누구보다 결혼을 권장한다.
반반 결혼은 별로라고 하고, 결혼은 권장한다고 하니 그대로 한다고 가정해 보면, 불안하다. 나는 정말 사랑해서 모든 걸 다 쏟을 것인데, 상대는 어떨까 말이다. 성실하고 나에게 헌신하고, 나의 헌신에 감사하는 사람이었는데 결혼하고 변하면 어떡하지.
실제로 이런 부분이 걱정돼서 반반 결혼을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런 부분이 걱정된다면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무슨 얘기냐면, 일단 여러 관계를 통해 성숙해지고, 안목을 키우는 것이다. 그리고 상대와 솔직한 얘기를 많이 나눠보는 것이다. 그 이후의 선택은 온전히 내가 감당하면 된다.
이렇게 생각하면, 좀 더 좋은 사람과 행복한 결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반반 결혼 일화 중에 가장 아쉬운 부분은 명절이나 평소에 부모님을 대하는 것이다. 남편 본가에 간 횟수만큼 아내 본가를 무조건 가야 한다거나, 각자 부모님은 따로 알아서 가고 챙기자는 것이다. 물론 이런 부분을 부모님도 반기고, 가족 모두가 반긴다면 제일 좋은 선택이지만 대부분 그렇지 않다.
부모님이 자식의 가정을 같이 보고 싶어한다면, 이런 선택은 매우 서운해 할 것이다. 부모님을 만족시키기 위해 결혼한 것이 아니라는 얘기도 많이 하지만, 결혼하고서 각 개인의 주변 관계가 안 좋아지는 것이 더 좋은 선택 같지 않다. 오히려 나의 관계를 위해 애써준 아내와 남편에게 감사함을 더 표현할 일인 것 같다.
물론 각자의 사정이 있겠지만, 반반 결혼이 현명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보다, 그렇지 않은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