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계획이 꽤나 재밌게 바뀌었다.
제일 먼저 잡은 약속은, 친구와 오후에 커피 한잔이었다. 친구가 근처에서 결혼식이 있어, 결혼식 끝나고 커피한잔 하자고 해서 약속을 잡았다. 그런데, 이 약속을 잊고 어제 아내와 조조 영화를 보려고 예매했다.
아내는 조조 영화를 보고, 점심을 먹고, 쇼핑을 하자고 했다. 엄마의 팁을 듣고 이불과 냄비를 사고 싶다고 했다. 별 생각없이 알겠다고 했다가, 어젯밤 늦게 친구와의 약속이 생각나서 생각해보니 약속이 있어서 영화만 보고 집에 오자고 했다. 그런데 그냥 집에서 쉬자고 예매를 취소했다.
그 이후 오늘이 되었다.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일이 생겨 결혼식을 못 가게 되었단다. 덕분에 오늘 모든 계획이 사라졌다. 아내가 11시 조금 안되어서 일어났고, 이 사실을 얘기하니 그러면 쇼핑을 가자는 것이다.
“혹시 영화는 핑계고 쇼핑이 메인이었어?” 라니 깔깔 웃으며 갑자기 텐션이 올랐다. 분명 일어난지 얼마 안되서 눈을 비비면서 얘기를 나눴는데 갑자기 눈이 왕만해지더니 “그래서 싫어?” 라고 묻더라.
그럼 바로 출발하자고 얘기하고, 급 쇼핑하러 갔다. 쇼핑을 마치고 오랜만에 집에서 각자 놀았다. 계획대로 흘러간 건 없지만 어쨌든 즐겁게 보냈다.
여담이지만, 쇼핑하러 가서 점심 먹고 나오는 길에 아내가 말했다.
“우리 이제 밥 먹었으니까, 이불보고 냄비 보러 가야해. 나 완전 J다. 그치”
그렇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