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이 좋다고 한다. 맞다. 감이 좋다.
감이 좋다는 것은 뭘 말할까. 내가 주변에 “넌 감이 좋다”라고 말한다고 생각해 본다면, 상황이나 맥락을 빠르게 파악한다고 생각할 때일 것 같다.
이번 포스팅은 “왜”를 얘기해 보려고 한다. 왜 감이 좋을까.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대학원 생활이다. 대학원 생활을 해본 사람이라면 아마 잘 알지도 모른다. 학생 개개인의 졸업이 온전히 교수님 도장에 달려있기 때문에, 사실 교수님 눈치를 많이 보게 된다.
나의 지도 교수님은 굉장히 젠틀하신 편이었고, 학생을 많이 배려해 주셨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눈치는 보게 된다. 왜냐하면 내가 하는 모든 것들은 검토가 필요했고, 검토하면 너무 당연하게 혼나야 할 것들이 있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덜 혼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교수님의 기분, 컨디션, 상황을 잘 살피고 교수님이 얘기하시는 내용의 의중을 잘 파악해야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대학원 시절에도 꽤 감이 좋았다. 후배들이 얘기하길, 어떻게 그렇게 맥락을 잘 파악하냐고 물어봤었으니까.
그러면 정말 왜 감이 좋은 걸까.
내 경우에는 역지사지가 잘 되는 것 같다. 잘 된다고 얘기하기는 조금 부담스러우니, 역지사지를 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고 하자.
만약에 상사가 “A 방향으로 구현했구나. 잘했네. 그런데 내가 얘기했던 B 방향은 혹시 어땠니?”라고 얘기했다고 생각해보자. 말 그대로를 해석하면 칭찬을 받았고, B에 대해서 단순히 물어보는 문장이다. 누군가는 ‘B 방향이 궁금했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고, 누군가는 ‘아.. B로 했으면 했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다.
나의 경우, 내 입으로 얘기한다고 생각해 보면 답이 나온다. 잘한 것을 칭찬할 수 있지만, 굳이 B 방향을 내가 얘기했다면 그건 내가 바래서이다.
예시와 별개로 이런 맥락은, 결과에 대해서 얘기할 때뿐만 아니라, 일을 시작하기 전, 할당할 때도 비슷하게 드러난다. 이럴 때마다 난 역지사지를 해보고, 내가 해석한 의도대로 행동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역지사지 뿐만 아니라 상대를 만족시키고 싶은 욕구도 컸던 것 같다. 그리고 이런 부분을 노력했다.
아마 이게 감이 좋은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
여담이지만, 직장 생활을 할 때, 이렇게 일을 하니 “태화는 너무 내가 원하는 대로 일하려고만 하는 것 같아”라고 혼난 적이 있다. 그땐 그게 정답인 줄 알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