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H의 사무실은 종로에 있다. 첫 사무실은 상암에 위치한 작은 사무실이었지만, 지금은 종로에 매우 가성비 좋은(?) 곳에 있다.
처음 사무실을 구할 때부터 공유오피스는 관심 없었다. 정말 초창기에 회사를 설립하기 이전에 단순히 사업 아이템만 논의했을 당시에는 몇몇 공유오피스도 고려하긴 했지만, 결국 발품을 팔고, 사무실을 구했다.
우리가 홈피스에서 지내다, 진짜 사무실이 필요해져서 구할 즈음에는 공유오피스가 흥행하고 있었다. 대표적으로 패스트파이브가 나오고, 빠르게 지점을 늘리고 있는 시점이었다.
공유오피스는 분명 가성비가 좋다. “성”에 해당하는 제공 서비스를 살펴보면, 말도 안 되게 좋은 위치와 커피 제공, 인테리어, 프린터, 미팅룸, 청소, 냉난방 등이 있다. 이 모든 것을 입주하기만 하면 바로 이용할 수 있다. 이 중에 “위치”와 “인테리어”가 생각 이상으로 채용에 유리하고, “청소”, “미팅룸”의 경우, 공유오피스가 아니라면 청소 당번이 필요할 수도 있고 미팅 장소가 없다면 카페에서 미팅하는 불상사가 생길 수도 있다.
우리는 공유오피스에 들어가지 않았다. 내 개인적으로 선호하지 않는 이유를 얘기해 보자면, 첫째로 비싸다. 가성비는 가격 대비 좋다는 얘기지, 싸다는 얘기가 아니다.
나에게 필요한 사무실은 테이블 3개 들어가는 원룸이면 되는데, 이런 원룸의 월세가 40만원이라고 가정해보자. 비슷한 크기로 패스트파이브에 들어가면 +a의 기능을 많이 받을 수 있으면서 월세가 80만원이 된다고 가정해보자.
“와, 회사 비용으로 40만 원밖에 차이 안 나면 강남역 바로 앞에 있는 패스트파이브가 이득이지.” 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사업 초창기에는 회사 비용이라는 것이 사실상 개인 돈이나 마찬가지다. 버는 돈도 없고, 그저 자본금을 까먹는 것이기 때문에 정말 뼈아프다.
“회사 운영하는데 이 정도 투자는 해야지”라고 생각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회사는 제일 중요한 것이 지속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정도 투자는 해야지”라고 생각한다면 정말 필요한 것을 갖춘 저렴한 곳으로 입주해서 더 오래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 가장 위험한 것이 고정 지출이라고 생각하는데, 회사에서 퇴사한지 얼마 안 되다 보니 받던 월급의 관성이 있어서, 이런 지출이 작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회사는 이미 나왔고 사업으로 돈은 못 벌고 있으니, 쉽게 비용을 늘려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로 너무 갖춰져 있다. 그래서 사무실의 분위기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 그냥 “공유오피스 입주기업1″의 느낌이 되는 것 같았다. 고유한 사무실의 분위기를 만들 수 없는 것이 아쉽다.
그래서 LAH는 첫 사무실에 입주할 때도 원하는 톤(?)의 가구로 구성하고, 장판도 깔아서 좁지만, 꽤 아늑한 분위기로 구성했었다. 지금 오피스도 스튜디오로 사용되던 공간을 오피스로 변경한 거라, 꽤 이쁘고 마음에 드는 공간이다.
(물론 난 전혀 감각이 없기 때문에, 첫 오피스도, 현재 오피스도 A와 H가 구성했다..)
이제는 공유오피스를 갈 수 있는 상황은 되었지만, 왜인지 아직도 가고 싶지 않다. 다른 회사 대표님들은 강남, 판교에 가야 한다고 난리인데, 배가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