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를 좋아한다는 글을 쓰면서, 떠오른 주제가 있다. “덕후”에 대한 이야기이다. 우선 이 글에서 얘기하는 팬과 덕후에는 제3자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사람들을 말한다. 일부 안 좋은 사례들로 인해 편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미리 얘기한다.
팬이라는 단어도, 덕후라는 단어도 무언가를 좋아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그러니 결국 개인의 선호라는 얘기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이 중에서 팬보다 덕후에 대해 얘기해 보려고 한다.
가끔, 주변 사람들이나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글을 보면 덕후에 대해 부정적인 얘기가 있을 때가 있다. 왜일까?
추측해 보면, 그 덕후가 좋아하는 대상을 싫어하기 때문일 수도 있고, 덕후라는 단어에 이미지가 애초에 부정적일 수도 있겠다.
난 부정적으로 보이기는커녕, 부러운 편에 가깝다. 사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무언가 또는 누군가를 좋아하는 것에 관해서는 관심없다. “좋은가 보다~”, “싫은가 보다~”정도로 가볍게 생각한다.
그런데 부러운 점은, 그런 애정의 대상이 있다는 것이다. 나에겐 그런 애정의 대상이 있어본적이 없다. 그런데 만약 있으면 어떨까 생각해보면, 너무 행복할 것 같다.
오히려 덕후와 반대로 조금 좋아지다가도, 깊게 애정하지 못하고 질리는 것이야말로 부정적인 것이 아닌가 싶다. 내 경우에 어렸을 적 S.E.S를 좋아했지만, 그냥 테이프를 사서 듣는 정도가 좋았을 뿐이었고 당연히 몇년 안되어서 애정은 식었다. 게임도 영웅전설과 같은 RPG를 매우 좋아해서 스토리도 공부하고 캐릭터들에 이입도 하고 즐겼었는데, 이마저도 몇달 가지 않고 식었다.
지금에 와서 그 시절 내가 좋아했던 기억만 남아서 다시 게임을 켜면, 30분을 채 넘기지 못한다.
인생에서 꼭 필요한 것 중에 “업”과 “취미”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업은 잘해 나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취미는 그렇지 않다. 그래서 이따금 드는 생각이, “내가 어떤 대상을 애정하는 덕후였다면 취미를 고민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몇 번 시도해 보기도 했지만, 이내 접었다.
나는 덕후가 될 수 없는 사람이다…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