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를 준비하고 있다.
과거에 이사할 때는 포장이사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말 준비할 것이 많았다. 사전에 짐도 미리 정리해 두어야 했고, 당일은 당연히 정신없었다.
그렇게 1톤 트럭으로 이사를 한 두 번 하고 나니, 포장이사 비용만큼 합리적인 지출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 이후로 모든 이사는 포장이사만 했다.
그러니 당연히 이번에도 포장이사다. 그런데 준비할 것이 많다.
아이러니하게도, 살면서 집을 정리해야 삶의 질이 높아질 텐데, 떠날 때가 되어서야 떠나는 짐을 추린다는 핑계로 정리를 한다. 그래서 어느 때보다도 지금의 내 방이 제일 정리되어 있다.
현재 집에는 책장이 2개가 있는데, 2개까진 필요 없을 것 같아서 하나만 가져가기로 했다. 그러면 어떻게 쓰고 있었을까? 가방을 책장 사이에 올려놓거나, 여러 짐을 두고 있었다. 어쨌든 지저분하게 쓰고 있었다.
서랍도 마찬가지다. 정리가 귀찮은 것들을 서랍에 전부 대충 넣어두었는데, 이번 기회에 안 쓰는 것들을 전부 다 버리고 정리했다. 그 외 혹~시 몰라서 보관하는 박스들이나 서류, 책 등을 전부 버렸다.
이렇게 버릴 수 있었던 이유는, 어느 정도 검증이 되어서 같긴 하다. 보통 뭔가 버리지 못한다는 것은 “혹시 쓸까 봐”, “아까워서” 등이 이유가 될 텐데, 이사를 해야하는 이 시점이 되면 확실히 알게 된다. 2년 동안 쳐다도 안 봤구나. 이사를 안 하면 정말 쓸 일이 없겠구나.
이사 가면 정리 잘해야지. 라는 의미 없는 다짐을 해본다.(ㅋㅋ)
그래도 정리하다 보니 정말 이사 가는 기분이 들어서 굉장히 들뜨고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