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가 되면 한해가 빠르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자연스럽게, 빠르게, 바쁘게 시간을 보내면서 놓친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돌이켜보면 매해 1-3분기 열심히 살고 4분기에는 아쉬운 점을 채워나가느라 바쁜 것 같다.
10월의 가장 큰 이벤트는 워크샵이었다. 대표 셋이 회사를 떠나 BM을 찾고야 말겠다는 생각을 안고 갔다. BM도 갖추고 회사 방향성뿐만 아니라 많은 얘기를 나눴다. 글을 쓰는 지금 2개월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때의 결정이 아주 많은 영향을 끼쳤다.
회사와 서비스에 많은 변화가 있지만, 구구절절 설명하기보다 결과를 공유할 수 있을 때, 자세히 쓰는 것이 좋겠다. 아쉬운 점이라면, 자고로 스타트업이라면 10월에 결정됐을 때 정신없이 개발하고 지금쯤 (세미)결과라도 볼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이렇게까지 빠르게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 아쉽긴 하다. 뭐, 이런 점도 트레이드오프니까 반대로 얻은 걸 생각하면서 위로해본다.
4분기에는 새집으로 이사를 했다. 이사를 하기 전 10월에 이전 집에서 나오고, 처가댁에서 1달간 살았다. 1달간 장모님의 진수성찬을 받으면서 생활하다, 11월 10일에 새집으로 이사했다. 이사한 이후에 거의 한 달간 자잘한 보수와 인터넷 설치, 에어컨, 커튼 등 여러 설치를 하면서 이사를 마무리했다. 이제 이 집에서 한 달 조금 넘게 살았는데, 익숙해졌지만 좋다. 보통 익숙해지면 “좋다”까지 잘 가지 않고, 익숙하다고 끝날 법도 하지만, 지금 집은 익숙하면서도 좋다. 우리의 생활 습관을 반영한 것도 좋고, 갖춰진 집이 우리에게 바라는 생활 습관에 맞춰가는 것도 좋다. 너무 만족하면서 살고 있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형들과 일본 여행을 다녀왔다. 이사하고 바로 다음 주 여행이라 아내 눈치가 보이긴 했지만, 쿨하게 다녀오라고 했다. 여행 내내 정말 많이 웃었다. 일상은 생각도 안났고, 서로 농담과 드립에 바빴다. 물론 현실의 고민도 서로 공유하고 조언도 아끼지 않았지만, 대체로 “깔깔”모드이긴 하다. 역시 이번 일본 여행의 가장 큰 아웃풋이라면 리얼포스 키보드가 아닐까.
강의도 있었는데, 패스트캠퍼스를 통해서 대학교 특강을 했는데, 꽤 만족스러웠다. 과거 포스팅에서 후기를 썼었지만,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모교 강의에서도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와서 기분좋게 학기를 마무리했다. 강의 얘기를 쓰니, 내년이 걱정이긴 하다. 내년에는 모교 강의를 4과목이나 맡아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