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썬은 개발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들어봤을 정도로 잘 알려진 프로그래밍 언어이다.
프로그래머스에서 주기적으로 개발자 설문조사를 하는데, 최근 피드에 뜬 링크가 있어서 둘러보던 중 문득 궁금해졌다.
사람들은 파이썬을 어디서 어떻게 쓰고 있을까.
2023 코딩 테스트 연습 언어 트렌드를 보면 2020년 부터 파이썬이 코딩 테스트에서의 활용이 늘어나는 것을 볼 수 있다.
2023 프로그래머스 개발자 설문조사를 보면 “가장 자신 있게 쓸 수 있는 언어”에 Java, Javascript, Python 세가지가 높은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직무별로 보게 되면 “서버/백엔드/풀스택”에서는 눈에 띄게 점유율이 줄어들고 “머신러닝/AI/데이터분석”과 “데이터 엔지니어”에서 거의 압도적인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PYPL(PopularitY of Programming Language)에서 보면 파이썬이 압도적이다. 물론 이 사이트는 설문이 아니고 구글에서 튜토리얼이 얼마나 자주 검색되는지 분석하는 곳이라 실제 선호나 점유율과는 다를 수 있다.
개발자 설문조사를 보기 전까지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파이썬이 대세구나! 개발자가 되려면 파이썬을 해야겠다.” 라고 생각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설문조사를 보면 어느정도 알 수 있는 정보가 있다.
머신러닝이나 데이터 관련 직종이 아니면 파이썬의 점유율은 매우 낮다. 내 주변에 있는 데이터 분석가나 엔지니어들은 스스로 “개발자”라고 지칭하지 않는 걸 보면, 개발자가 되기 위해서 파이썬이라는 언어는 좋은 선택이 아닐 수도 있겠다.
실제로 서비스를 만드는 회사 중 파이썬 개발자 채용 공고를 본 적이 없다. 가끔 있다면, 신입 개발자를 뽑을 때 프로그래밍 경험으로서 다른 언어들과 함께 요건에 있을 뿐 실제 파이썬을 사용하진 않았다.
그런데, 아이러니한건 코딩 테스트에서는 제일 많이 쓰이는 언어이다.
이 내용들을 있는 그대로 설명해보면 파이썬은 개발 입문용으로 좋고, 데이터 분석이나 데이터 엔지니어들이 많이 사용하는 언어이고 코딩 테스트용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언어이다.
이렇게 설명하니, 개발자에게 너무 매력없는 언어같다. 아니, 코딩 테스트용으로만 적합한 언어라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이런 결과가 나온 이유는 파이썬이 쉬워서 같다. 정확히 말하면 쉽게 사용해도 가능한 개발의 범위가 넓어서 같다.
사실 현재의 파이썬을 충분히 활용하려면 다른 언어 만큼이나 어려운 면이 있지만, 오히려 파이썬이 쉽다는 인식 덕분에 쉬운 수준이나 분야에서 파이썬을 많이 사용하게 된 것 같다.
모든 언어는 성장한다. Javascript의 단점도 많기 때문에 ES6와 같은 스펙이 나오게 되었고 심지어 Typescript라는 다른 언어까지 나왔다. Java의 경우 언어 얘기보다는 프레임워크 얘기를 하고 싶은데, 내가 처음 Java로 웹을 개발해봤던 것은 대학생 시절의 JSP다. 그러나 현재 JSP를 쓰는곳이.. 있을까 모르겠다. 아마 전부 Spring 기반으로 개발을 하고 있을 것이다. 이러한 부분들이 백엔드의 국내 점유율 1, 2위를 하게 된 이유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
파이썬 언어도 성장해오고 있다. async를 지원한지도 오래되었고, Typed 도 꽤 오래되었다. 물론 컴파일을 하는 언어가 아니기도 하고 실제로 Typed를 지원한다고 해도 런타임에는 에러가 안나는 상황이 많기 때문에 분명 한계도 있지만, 그래도 파이썬의 방식대로 잘 지원해오고 있다.(정적 분석 도구 + VSCode 지원 등을 통해서)
하지만 경험상 주변에서 사용하는 코드를 보면 그렇지 않다. 어쩌면 내가 우물안에 있는 것일 수도 있지만 다른 언어가 성장한 것 만큼 파이썬도 충분히 성장하고 있는데, 그만큼 대중적으로 사용하는 것 같진 않아서 속상하긴하다.
일단 나부터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