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 보러 가는 것을 좋아한다. 내 주변 사람들 중 콘서트를 간다고 하면 대부분 좋아하는 가수가 있어서, 그 가수의 콘서트를 간다.
내 경우 조금 다른데, 콘서트 자체를 좋아해서 내 스타일이 아닌 콘서트를 제외하고, 가고 싶은 기분이 들 때 찾아보고 예매한다.
내 스타일이 아닌 콘서트라고 한다면 스탠딩으로 즐기는 콘서트나, 랩이 많은 콘서트가 있다. 그 외에는 대부분 좋아한다.
그렇게 가본 콘서트라고 한다면,
박효신, 브라운아이드 소울, 박정현, 휘성, GOD, 안녕하신가영, 어쿠스틱 콜라보(디에이드), 어반자카파, 보이즈 투맨, 브루노마스, 샘스미스 등이다.
휘성을 제외하고는 전부 다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ㅋㅋ)
처음 콘서트를 갔던 것은, 동생이 대학교에 합격하고 내가 대학원에 합격한 기념으로 둘이 브라운아이드 소울 콘서트를 갔던 것이다. 애초에 좋아하는 가수이기도 했는데, 첫 콘서트부터 너무 충격적이었다.
현장에서 오는 압도적인 사운드와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녹음된 음원은, 정교하고 완벽하게 소리를 정제한 음악이지만, 콘서트에서 듣는 음원은 온전히 가수가 표현하고 싶은 감정이 담긴 음악 같다.
그 당시 왜 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러한 느낌이 이 가수가 특별해서가 아니라, 콘서트가 주는 현장감에서 오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가능한 많은 콘서트를 보러 다녔다. 가난한 대학원생에게 콘서트는 너무 비싸서 거의 못 다녔지만, 그래도 기회가 되면 가능한 한 보러 다녔고 회사에 다니면서 더 많이 보러 다녔다.
첫 콘서트부터 큰 규모의 콘서트를 경험했지만 안녕하신가영이나 어쿠스틱 콜라보의 소극장 콘서트도 가보면서 현장감이 주는 느낌의 스펙트럼이 더 넓어졌다.
원래 음악을 좋아하긴 했지만, 그냥 일반인들이 음악을 듣는 수준이었던 것 같고, 콘서트를 다니고 나서는 훨씬 음악에 이입을 잘하게 되었고 더 좋아하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콘서트를 가게 되면 과거보다 더 온전히 잘 즐기게 되었다.
아주 오래전에 네온비라는 웹툰 작가가 “결혼해도 똑같네”라는 웹툰을 연재했던 적이 있다. 내 경우 사인본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좋아했던 작가였는데, 작가가 샤이니 팬으로, 콘서트를 가서 감동하는 장면이 있다.
“이 부분은 이렇게 편곡해줬네.. 너무 감동이다” 라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다.
그 당시에는 잘 몰랐지만, 지금은 나도 이런 감정이 느껴진다.
누군가는 콘서트를 가면 단순히 라이브를 들으러 갈 수도 있고, 가까이서 가수 얼굴을 보러 갈 수도 있고,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내 경우 이제는, 가수의 의도, 연출, 편곡 등을 거쳐 나에게 전달되는 라이브 음악까지, 더 깊게 즐길 수 있기 때문에 간다.
네온비 작가의 웹툰 장면처럼, “가수가 이렇게 구성해서 이런 감정을 주려고 했구나”, “이렇게 편곡했구나”까지 감정적으로 느껴진다. 당연히 라이브이기 때문에 이런 감정들이 더 강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렇게 깊게 감정을 훑고 나오면, 굉장히 개운하고 기분이 좋다. 나와서 원곡을 들으면서 라이브의 느낌이 잔잔하게 남는 것도 좋다. 이렇게 느낀 감정을 같이 간 사람과 나누는 것도 좋다.
그래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