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보내는 첫 크리스마스가 아니다. 그런데 서로 첫 크리스마스 같다고 얘기했다.
집이라는 건, 어떤 것에 대해 느끼는 감정에도 영향이 큰 것 같다.
아내가 평소에 요리를 자주 해준것이 고맙고 생각나서,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내가 요리를 담당했다.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과, 크리스마스 점심을 준비하기로 했다.
저녁은 안심 스테이크와 알리오 올리오였다. 오븐을 처음 써봤는데, 안심은 웰던을 넘어서 오버쿡이 되었고 알리오 올리오도.. 그닥.. 이었다. 요리 총점을 매겨보자면 5점 만점에 2점 정도 되겠다.
너무 속상했지만, 별수있나. 대신 우리집에서 제일 비싼 술인 글렌피딕 23년산을 마셨다.
크리스마스 당일에는 통닭을 했다. 아내와 즐겨보는 유튜브 중에 조조캠핑과 캠핑쥐가 있는데 캠핑쥐 유튜브에서 난로에 통닭을 하는 장면을 보고 도전해보기로 했다. 다행히 결과는 너무 성공적이었고 정말 맛있게 먹었다. 다음엔 양념도 만들어보고 찹쌀로 밥도 같이 해보려고 한다.
점심부터 통닭과 함께 낮술을 즐기는 크리스마스였다.
앞서 얘기한 집 덕분에 “첫 크리스마스”로 느끼는 것과 마찬가지로, 집 덕분에 요리도 좀 더 하고, 같이 마주보고 온전히 얘기도 나누고 가까워질 수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