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종합예술이라고 생각하는 건 몇 가지가 있는데, 그중 웹툰이 그렇고 게임이 그렇다.
그중 게임 얘기를 해보려고 한다. 게임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도 꽤 있지만, 나는 게임을 좋아한다.
내가 생각하는 종합예술로서의 게임이라고 한다면, 휴대폰으로 하는 아케이드 게임보다는 PC로 하는 다양한 유형의 RPG 게임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RPG류의 게임은 스토리가 있다. 이 스토리는 대개 영화보다 시리즈물에 가깝다. 꽤 긴 호흡의 이야기가 흘러가고, 주인공은 관전자로서 이야기를 바라보기도 하고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거나 직접적으로 관여를 하기도 한다.
꽤 최근에, 위쳐 게임의 세계관으로 넷플릭스 드라마가 나와서 흥행한 것도 들었다.
사실 이렇게 드라마로 만들어지지 않더라도, 게임을 해본 사람들은 게임이 종합예술이라는 것을 알겠지만, 이렇게까지 만들어지는 것 보면 게임은 확실히 종합예술이 맞다. 드라마나 영화처럼 스토리가 탄탄한 경우도 많고, 게다가 “게임”이기 때문에 단순히 선택지에 따라 이야기가 분기되는 수준이 아닌, 다양한 형태의 상호작용이 가능하다.
근래에 다시 하고 있는 게임은 로스트아크라는 게임이다. 워낙 가볍게 하다 보니 게임을 온전히 즐기진 못하는데, 최근에 접한 게임 중 로스트아크가 가장 종합예술에 가깝다. 스토리도 방대하고, 스토리 이입을 위한 연출도 뛰어나다. 물론 게임 엔진이 오래된 탓에 약간 몰입이 깨질 때도 있지만, 많지는 않다.
심지어, 작년에는 롯데콘서트홀에서 콘서트를 했었다. 굉장히 저렴한 금액으로 게임 음악을 오케스트라로 들을 수 있고, 오케스트라를 통해 게임 속에서 느꼈던 감정을 공유하거나, 분위기를 즐길수 있었다. 심지어 오케스트라이니 게임을 몰라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며칠 전 게임 디렉터가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 게임 속 캐릭터의 테마곡을 해석한 자리가 있었다. 악기를 통해 한 캐릭터의 감정을 어떤 방식으로 다채롭게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고, 어떻게 한 곡에 일대기를 표현하려고 노력했는지 해설을 일부 했는데, 그런 해설을 듣고 많은 게이머들이, 음악을 통해 캐릭터의 감정을 느끼고 감동하는 과정을 보면서, 정말 종합예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게임을 만드는 사람들은,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존경스럽다.
이건 다른 얘기지만, 게임에 대한 인식에 관해 아쉬운 점은 있다.
경험상 “넷플릭스 위쳐가 너무 재밌어서 밤새워서 시즌3까지 다 봤어”라고 하면 “와 그렇게 재밌어?”라는 반응이 대다수지만, “위쳐3 게임이 너무 재밌어서 밤새워서 엔딩봤어”라고 하면 “와 그렇게 재밌어?”라는 반응과 “게임 폐인이네”라는 반응으로 갈린다. 사실, 게임으로 스토리를 즐긴 사람이 훨씬 더 몰입해서 즐겼을 수도 있는데 말이다.
아쉬움이 남지만, 인식은 결국 개선해야 하는 집단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