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조언할 일이 생긴다. 학생들에게 하는 경우도 있고, 주변 선후배나 친구들에게 할 때도 있다.
조언은 다양한 형태가 있다. 정답을 알려줄 때도 있고, 경험을 공유하는 정도일 때도 있다. 그리고 이런 조언들은, 여러 이불킥 조언을 경험하고 나면 굉장히 조심스러워진다.
당연히 나도 이불킥 조언들을 여러번 경험하고, 가급적 나의 경험을 공유하는 선에서 마무리했었다. 그렇지만 늘 그럴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정답을 요구할 때도 있었고, 충분히 배경 설명을 해도 “그래서 너라면 어떡할 거니?” 라는 식의 조언을 요구할 때가 있다.
앞서 얘기한 대로 대부분의 경우 나는 내 경험을 공유하는 선에서 마무리해 왔다. 그도 그럴 것이, 사실 조언은 판단을 위한 배경을 넓혀주는 것에서 그칠 수밖에 없다. 왜냐면 결국 판단은 본인 몫이고 책임도 본인 몫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대부분의 경우가 아닌 “가끔”은 조금 더 내 판단을 얘기하게 되었다.
그 이유는 개인적으로 안타깝지만, 생각보다 조언을 구하는 사람들이 정말 조언을 듣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모든 경우 그랬던 것은 아니라 조심스럽지만, 많은 경우에 이미 답을 정해놓고 그 답으로 가기 위한 의견이 필요했거나, 쉬운 길이길 바라고 조언을 유도하려 할 때가 있었다.
그래서 조언을 할 때면, 그런 니즈를 파악하고 그 테두리 안에서 최대한 내 의견을 얘기했었다. 그리고 몇 개월 또는 몇 년을 지켜보고, 얘기를 해보면 결국 내 조언은 도움이 안 되었다.
이런 경험을 하고 나니, 더 이상 그들의 선택에 연연하지 않기 위해 배경과 내가 그 상황이면 선택할 결정까지 다 알려주고, 왜 그런 선택까지 할 것인지에 대해 얘기하고 잊는다.
글로 적고 보니, 주변 사람들은 가벼운 조언을 생각했는데, 내가 너무 이입해서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