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강박이 많이 없는 편이라고 생각하는데,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휴대폰에 있는 뱃지이다.
뱃지가 1개라도 남아있다면 마음이 너무 불편해서 견딜 수 없다.
뱃지가 있다면 무조건 앱을 켜서 그 뱃지를 지우고 나와야 한다. 아내는 종종 보고 고개를 젓지만, 난 아내의 폰을 보고 고개를 젓는다.
업데이트가 나오면 앱스토어에 뱃지가 생기기 때문에, 거의 모든 앱이 최신 버전을 유지한다.
최근 이사를 오면서 네이버 쇼핑에서 물품을 많이 사게 되어 제품 구독이나 알림 설정이 활성화 되어있었는데, 자꾸 관심없는 것에 대해 알림이 왔다. 트립어드바이저, 스카이스캐너와 같은 여행 관련 앱도 알림을 주는데 평소엔 정말 필요없는데 뱃지는 거슬린다.
이제는 앱의 중요도(?)에 따라서 알림을 끄거나, 알림은 켜져있지만 뱃지만 끄는 설정을 각각 해두었다.
마음 편히 뱃지를 없앨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나와 비슷한 성향이 많은지, 많은 서비스에서 UI에 뱃지를 적용하는 것 같다. 뱃지를 없애기 위해 클릭하는 심리를 이용하는 것이다. 다행히 스마트폰과 달리 웹은 “내 환경”이 아니라는 생각이 있어서 인지, 뱃지를 봐도 불편한 기분이 안든다. 자칫하면 세상의 모든 뱃지를 누르고 다녔을 텐데 다행이다.
가끔 아내의 폰에 있는 많은 뱃지를 보고 “이거 좀 지워주면 안돼?” 라고 하면 이해 못한다는 표정으로 쳐다보는데, 좀 더 안보이는 척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