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휴양지 여행답게, 리조트에서 하루를 보내기로 했던 날이다.
그렇다. 리조트에서 하루를 보내기로 한 날이었지만, 나갔다.
오늘도 어김없이 조식을 먹고, 일정을 시작했다.
첫 일정은 수영이었다. 오랜만에 하는 수영이라 기대하고 풀장에 갔다.
사람도 많지 않고 그늘도 꽤 있어서, 편하게 즐겼다.
아내는 수영을 못 한다고 해서 조금 알려줬는데 곧 잘하더니, (본인은 필요 없다던) 내 수경을 뺏어서 놀았다.
분명 수경을 사러 갔을 때, 자기는 수영 못 한다고 필요 없다고 했는데, 돌아온 피드백이 “오빠 너무 재밌어!!”라니.
수영을 마치고, 주변에 성당이나 절 같은 곳도 가고 싶대서 준비해서 나왔다.
그 전에, 점심을 먹으려고 알아봐 둔 곳으로 이동했는데 가게가 바뀌어 있었다. 하하. 분명 4달 전 리뷰를 보고 갔는데..
길 한복판에서 너무 더웠는데, 지도를 켜자마자 “제주가”라는 한식당이 눈에 띄었다.
바로 한식당에 가서 김치찌개와 순두부찌개를 시키고 (당연히) 소주와 맥주를 시켜서 낮술을 했다.
그리고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잔 딱! 하고 성당에 갔는데 생각보다 별로였고, (또) 너무 더웠다.
절은 무슨. 다시 숙소로 왔다.
이상하다. 여행을 왔는데, 여행지보다 숙소에 있을 때가 제일 휴가 기분이 들었다.
숙소에서 팩하면서 낮잠도 자고 유튜브도 보다가, 저녁을 먹기로 했다.
개인적으로 베트남 음식을 즐겨 먹는 편이 아니라, 아내의 배려로 파스타와 스테이크를 먹으러 갔다.
까르보나라와 안심스테이크를 너~무 맛있게 먹고, 계산하려는데 현금밖에 안 된단다.
(스테이크는 나오자마자 사진도 안찍고 다 먹어버렸다..)
“이럴 줄 알고 현금을 넉넉히 챙겼지”는 내 생각이었고, 10,000동 지폐를 100,000동 지폐로 잘못 봤다.
돈이 부족했다.
자책, 또 자책하면서 그랩을 타고 숙소에 다시 가서 돈을 챙겨서 다시 식당으로 와서 계산했다.
뭐, 덕분에 그랩 바이크도 타봤으니 좋은 경험 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아내는 놀리고 싶어 하는 눈치였는데, 내가 너무 시무룩해져 있으니, 괜찮다고 연신 얘기해줬다.
그래도 숙소까지 같이 걸어오면서 기분도 나아졌다.
마지막 일정은 또 수영이었다. 사실 저녁에 수영을 하기로 얘기해서, 낮에 나갔을 때 수경을 하나 더 사 왔다.
또 수영을 조금 더 알려주니, 더 재밌어졌는지 쉬지도 않고 수영장을 왕복했다.
한 시간이 좀 안 되는 시간동안 수영까지 마치고 오늘 일정이 끝났다.
어.. 하루 일과를 정리해 보니, 원래 계획대로 거의 리조트에서만 즐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