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를 매일 하고, 회사 블로그에는 3주에 한 번씩 글을 쓰다 보니, 썼던 주제인지 아닌지 헷갈린다.
글을 쓰는 사람 중에 글쓰기를 권장하지 않는 분들을 본 적이 없다. 대부분 글쓰기를 권한다.
나도 그렇다.
글과 관련된 사람이 아니라면, 사람들은 평소에 글을 쓰면 얼마나 쓸까?를 생각해 보면, 메신저를 주고받는 대화를 제외하면, 이메일이나 회사에서 문서 작성하는 정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전적으로 내 경험을 돌이켜봤을 때.
과거에 일기를 쓰면 좋다는 얘기를 들었었다. 가끔 돌이켜봤을 때 그때 생각이 뚜렷하게 나고, 솔직하게 쓰기 때문에 감정까지 기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시도해 본 적이 있었는데, 실패했었다.
실패했던 이유를 생각해 보면, 글씨를 못 써서였던 것 같다. 아니 분명히 사람들 얘기로는, 가끔 돌이켜보면 좋다던데, 당장 어제 것을 돌이켜봐도 좋지 않다. 글씨부터 마음에 안 드니까.
이런 실패 이유와 지금 글쓰기를 지속하는 것을 보면, 아이러니하게도 글을 지속해 쓸 수 있는 이유는, 내가 글을 봤을 때 볼 만하기 때문이다. 볼만하다는 것이 글을 잘 썼다기보다, 웹이 이쁘고, 폰트가 눈에 잘 들어온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글을 인스타그램에 옮기기 시작했는데, 몇몇 친구들이 ‘좋아요’를 누르는 것을 보고 든 생각이 있다.
네온비 작가의 “결혼해도 똑같네”에서 웹툰 담당자와 만나는 일화가 있었다. 둘이 차를 타고 가는 장면이었는데, 담당자가 네온비 작가를 만난다는 사실을 본인 친구에게 얘기했는데, 그 친구가 “네온비 작가 최근에 ~~일이 있던데, 잘 지낸대?” 라고 물었다는 것이다. 그 사실을 담당자가 네온비에게 얘기해주는데 네온비가 굉장히 기뻐하는 장면이 있다.
딱 그 이미지가 생각났다. 직접적으로 연락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나에게, 글을 쓰고 ‘좋아요’를 누르는 것이, 최고의 안부 인사가 아닌가 싶다.
이렇게 보면 글쓰기의 좋은 점이라기보다 인스타그램의 좋은 점이라고 오해할 수 있지만, 분명 글쓰기의 좋은 점이다. 내가 경험한 것은, 글쓰기 자체의 좋은 점도 있지만, 글쓰기는 나 스스로를 돌아보게 해서, 글쓰기뿐만 아니라 다른 부분에서 시도할 수 있게 하고, 용기를 가지게 한다. 그러다 보면 또 다른 좋은 점이 드러나기도 한다는 것이다. 직접 글쓰기와는 관계가 없더라도 좋은 트리거 역할을 한다.
최근에는, 글을 쓰고 나면 아내와 글에 대해 얘기하고, 놀리고, 우리끼리 만의 비밀 얘기를 하는 것도 글쓰기의 좋은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