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아빠의 그 아들

오랜만에 아빠를 만났다.
근황도 나누고, 옛 이야기도 나눴다.

아빠의 일상을 들으면 지독하리만큼 루틴을 지키신다.
새벽 5시에 일어나서 5시 반에 여는 사우나에 가서 몸을 데우고, 5시 50분에 여는 수영장에 가서 몸을 적시고, 6시부터 50분간 수영 강습을 받으신다.
그리고 7시 30분에 집을 나서서 자전거로 출근하신다.

이걸 매일 하신다. 정말 못할 것 같은 날에는 퇴근하고 샤워만 하더라도 수영장 가는 루틴은 지키신다고 한다.
그러면서 결국 자신과 약속이지 뭐 다른 곳에 얘기해서 뭐하냐는 얘기도 하셨다.
나도 한 부지런 하고, 루틴을 좋아하는데 정말 아빠에 비하면 게으름뱅이 일지도 모른다.

성시경이 일어 공부를 할 때, 무조건 2시간을 하기로 약속하고, 술을 먹고 무슨 일이 일어나도 그걸 지켰었다고 말했었다.
“뭘 그렇게 까지”일수도 있지만, 참 갖고 싶은 재능이다.

좀 더 분발해야겠다는 얘기를 아내에게 했더니, 됐다고 한다. 그만하라고..
하지만 분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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