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서울중앙지방법원 등기국에서 등기가 왔다.
이전에, 무지로 인해 법인 벌금을 내본 경험이 있어서, 잔뜩 겁먹은 채로 확인했다.

일단 수신자에 내 이름이 쓰여있었지만, 회사명이 달랐다.
이전 회사명이었다. 주식회사 슬기로운생각.

내용을 읽어보니, 폐업신고를 하고 5년간 폐업이 아니라고 신고할 수 있는 유예기간이 있었고, 그 기간이 곧 만료되니 알고 있으라는 얘기였다.
공식적으로 폐업이라는 얘기겠다.

그 때도 꿈과 희망이 있었고, 정말 열심히 였고, 꽤 비전도 보였다.
관계도 좋았고, 일하는 것도 즐거웠다.
하지만 폐업했다. 순전히 외부 요인이라고 열심히 얘기 하고 다녔지만, 외부 요인은 트리거였고, 또 해낼 자신이 없어서 기회의 탈을 쓰고 도망쳤다.

지금은 다르다고 생각하지만, 뭐 그 때라고 지금과 다르게 생각했을까.
그저 통지서 하나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조금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