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링 첫 후기

누구나 경험하기 전에는 그럴듯한 그림이 있다.
나 역시 그럴듯 했고, 다 깨졌다.
승패가 있었다면 졌다.

1경기당 2분 + 30초 휴식으로 2세트를 한다.
2경기를 신청한 사람들은 텀을 가지고 배치가 되었고, 나는 1경기를 신청했다.
그래서인지 순서가 16번째였는데, 계체량부터 2시간정도 대기를 했다.
처음 몇경기까지는 재미도 있고 약간 긴장도 되었다.
그러다 경기 시작전까진 꽤 지루했다.
왜 사람들이 구경오고 서로 놀고 얘기하는지 알았다.

복싱을 정말 잘하고 싶은 사람과 취미인 사람이 나뉘어져 보였다.
전자는 매 경기를 열심히 보고, 복싱을 잘하고 싶은 사람들끼리 교류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취미인 사람은 주변 친구들이나 가족을 데리고 와서, 사람 얘기를 나눴다.
아직 노선을 정하지 못한 나는 지루해서 핸드폰 게임을 했다.
너무 겉돌아보였는지, 관장님이 1경기인걸 확인하시고 앞부분에 배치해드릴걸 그랬다며,
스스로를 위안삼고 가셨다.

지루했지만, 3경기 전부터는 조금 긴장되기 시작했다.
1경기 전에는 헤드기어를 착용하고 글러브도 끼고 상대 선수와 미리 인사를 나눴다.
상대 선수는 이미 1경기를 뛰고 온 분이었는데, 꽤 잘하시는 분이었다.

경기 시작 전, 잘 피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그래도 타격을 해야 이기는 게임이니 잘 때려보기도 하자. 라는 생각을 했다.
잘 때린 펀치가 몇번 되는 것 같은데, 잘 맞은 펀치는 10번도 넘는거 같다.
잘 맞은 펀치 3대는 정말 머리가 울렸다.
헤드기어도 있고, 싸우듯이 풀스윙을 하는 것도 아닌데.

분명 체력도 자신있었는데, 진짜 힘들었다.
피맛도 나고 땀이 그렇게 나는데 온도 조절이 안돼서 얼굴에 열이 계속 올라왔다.
코가 시큰거리기도 하고.

오늘 스파링을 하면, 복싱은 나에게 운동이 될지, 취미가 될지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았다.
내가 한 스파링 경험은 생각보다 힘들고, 맞고 때리는 경험이 유쾌하지 않았다.
본 스파링 중에서는, 생활체육 우승까지 했던 분의 경기가 있었는데, 아.. 취미가 되어서 열심히 한다면 저렇게 즐기는 사람이 되겠구나 싶은데 그렇게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진 않았다.
또 스파링을 하면 정말 늘 수 밖에 없겠구나 싶었다.
그리고 오늘 해내서 기쁘다.

복잡 미묘하다 느낌이.
음.. 고민해보니 생각보다 너무 못해서 든 생각인 것 같다.
잘할 수 없는데, 잘하려는 노력은 하기 싫은 상태구나.

후 일단 힘드니까 이정도로 마무리해야겠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