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H가 운영 중인 자사 서비스는 4개 정도 된다. 비디어스, 필름업, 장비모아, 영상인. 운영 중이라고 해서 모든 서비스에 마케팅 비용을 쓰거나, 시간을 쓰고 있다는 것은 아니다.
MVP로 PMF를 테스트해 보기 위해 운영 중인 것도 있고, 적극적으로 개발하면서 업데이트 중인 서비스도 있고, 외부 요소로 운영하고 있는 서비스도 있다.
잘 알려진 스타트업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서비스명과 회사명이 함께 가는 경우가 많다. 당근마켓, 컬리 등 지금은 스타트업이라고 보기 어려운 회사들이지만 스타트업 시절에도 같은 이름이었다.
물론 꼭 그런 것은 아니다. 인프랩, 우아한형제들 등이 그렇다. 하지만 이렇게 이름이 다른 경우에도 대표적인 서비스는 하나였다.
그러다 보니 스타트업을 시작하기 전에는, 하나를 잘 만들고 운영에 힘써보고, 피드백도 받아보고, 아니다 싶으면 피보팅하고 다시 힘써보고를 반복하면서 만들어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처음 개발 후 서비스를 오픈한 이후에, 아무도 우리 서비스를 몰랐다. 필름업이 처음 나왔을 때, H의 지인 영화들로 채워졌다. 그 이후 트래픽은 0이었다.
필름업으로 무엇을 더 해야 할지 몰랐고, 학교 영화과도 찾아가 보고 감독들도 만나고 배급사도 만나봤지만, 영화가 몇 개 더 추가됐을 뿐,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그리고 비디어스를 개발했다. 비디어스도 비슷했다. 아무도 쓰지 않았고, 시간이 흘렀다.
그 과정에서, 아이디어 회의를 하면서 장비모아, 영상인과 같은 작은 프로젝트 느낌의 서비스도 나오고, 아직도 운영되고 있다.
지금은 필름업에서 영화제 행사를 진행하고 있고, 배급사와 연계하여 영화도 많이 확보되었다. 그리고 비디어스도 MAU가 4자릿수이다. 장비모아와 영상인도 DAU가 꾸준히 있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 여러 서비스에 쏟은 에너지를 한 서비스에 쏟았으면 더 잘되어서 곧 대박이 났을 거라고.
물론 그럴 수도 있지만, 사실 그렇게 되는 것은 타이밍, 실력, 노하우 등 여러 요소가 함께 잘 맞아떨어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결국 시간이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초창기 서비스는 생각한 것보다 할 일이 없다. 무슨 얘기냐면, 이용자가 없기 때문에 적극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 없고, 테스트할 수도 없다. 돈이 많다면, 광고비를 늘려서 CPC 등으로 평가하면서 개선해 나갈 수도 있겠지만 그마저도 불가능하다. 그러다 보니 결국 여러 서비스를 진득하게 운영해 나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우리는 이걸 잘 해냈고, 해내고 있는 것 같다. 지금도 서비스 간의 스위치가 발생할 때, 히스토리를 따라가는 것이 버거울 때가 있는데, 더 이상 늘릴순 없을 것 같고 잘 운영해나가야 할 것 같다.
필름업은 오픈하고 2년간 H의 인스타 운영과 여러 활동으로 이제 조금씩 햇살이 비치고 있고, 비디어스도 업계에 조금씩 알려지고 있다.
하나의 서비스로 지속적인 피보팅을 통해 성장할 수도 있지만, 어쩌면 피보팅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시간이 필요한 일일 수도 있다. 피보팅의 성공사례가 많이 알려져서 그렇지, 피보팅은 굉장히 괴로운 작업일뿐만 아니라, 꽤 위험하기도 하다.
그러니 문어발이 되어보는 것도 좋겠다.
다행히도 대기업의 문어발과 다른, 생계형 문어발 스타트업이다. (내 맘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