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H가 (오래전에) 제안했던 주제로 글을 써보려고 한다.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지만 루틴을 좋아하고 꽤 잘 지키는 편이다. 그래서인지 모르겠지만, 일탈이 몇 번 있긴 했지만, 다시 루틴으로 돌아왔다.
학창시절의 일탈이라고 하면 잘 기억나진 않지만, 가출을 했었다. 함정이라고 하면 아무도 모른다. 가족을 포함해서. 뭔가 불만이어서 가출을 했었는데, 그날 늦은 저녁에 귀가했던 걸로 기억한다.
놀라운 점은 늦게 들어간 것도 아니라서 아무도 몰랐다는 점이다. 학창시절에는 일탈이라고 부를만한 것이 별로 없다. 왜냐하면, 일상 자체가 지금 기준의 일탈 같았다. 공부 안 하고 전학 가겠다고 떼쓰고 그랬다.
뭐 물론.. 호기심에 친구 집에 있던 부모님의 술을 몰래 먹어보기도 했고, 같은 반 애가 담배를 피웠었는데, 담배도 펴봤었다. 어른들이 꼭 하는 말 중에, 나이 먹으면 먹기 싫어도 먹고 질리게 먹을 텐데 왜 어렸을 때부터 먹느냐는 말이 있었는데 틀린 말 하나 없다. 정말 먹을 일 천지였다.
성인이 된 이후 일탈이라면 뭐가 있을까.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문장을 써놓고 2시간이 흘렀다 세상에.
대학교 졸업식 안 간 거, 대학원 다닐 때 교수님 몰래 연구실 사람들 다 데리고 옆방에서 술 먹은 거 정도가 생각난다. 교수님께 말씀 안 드리고 랩장의 권한으로 회식한 적도 있다.
가장 큰 일탈을 쓰려고 했는데 일탈 없이 밋밋한 인생을 보낸 것 같다.
어쩌면 너무 부끄러워서 나 스스로 잊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